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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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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218회 작성일 20-11-0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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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4:1-4
"레아가 야곱에게 낳은 딸 디나가 그 땅의 딸들을 보러 나갔더니
히위 족속 중 하몰의 아들 그 땅의 추장 세겜이 그를 보고 끌어들여 강간하여 욕되게 하고
그 마음이 깊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연연하며 그 소녀를 사랑하여 그의 마음을 말로 위로하고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청하여 이르되 이 소녀를 내 아내로 얻게 하여 주소서 하였더라"

바람 잘 날 없는 야곱네 가정에 핵폭탄이 떨어졌습니다.

야곱의 딸 디나가 세겜 땅 추장에게 몹쓸 짓을 당했습니다.

:8-9
"하몰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 세겜이 마음으로 너희 딸을 연연하여 하니 원하건대 그를 세겜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하라
너희가 우리와 통혼하여 너희 딸을 우리에게 주며 우리 딸을 너희가 데려가고
너희가 우리와 함께 거주하되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여기 머물러 매매하며 여기서 기업을 얻으라 하고"

그런데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렀습니다.

비록 강간사건으로 시작되었으나 정식으로 결혼을 하고 이 결혼을 통하여 땅이 없는 야곱은 땅을 얻는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결과물을 만들고 두 부족이 서로 통합하자는 것입니다.


:14-17
"야곱의 아들들이 그들에게 말하되 우리는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할례 받지 아니한 사람에게 우리 누이를 줄 수 없노니 이는 우리의 수치가 됨이니라
그런즉 이같이 하면 너희에게 허락하리라 만일 너희 중 남자가 다 할례를 받고 우리 같이 되면
우리 딸을 너희에게 주며 너희 딸을 우리가 데려오며 너희와 함께 거주하여 한 민족이 되려니와
너희가 만일 우리 말을 듣지 아니하고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우리는 곧 우리 딸을 데리고 가리라"

딸 디나와 결혼 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주겠다던 세겜의 추장에게 야곱의 아들들은 세겜의 모든 남자들이 할례를 받는 것을 유일한 조건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바다에서 산삼이라도 캐서 가져다줄 마음의 세겜의 추장에게 단지 할례만 받으면 된다는 말에 얼씨구나하고 받아들였습니다. 


:24-27
"성문으로 출입하는 모든 자가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의 말을 듣고 성문으로 출입하는 그 모든 남자가 할례를 받으니라
제삼일에 아직 그들이 아파할 때에 야곱의 두 아들 디나의 오라버니 시므온과 레위가 각기 칼을 가지고 가서 몰래 그 성읍을 기습하여 그 모든 남자를 죽이고
칼로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을 죽이고 디나를 세겜의 집에서 데려오고
야곱의 여러 아들이 그 시체 있는 성읍으로 가서 노략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그들의 누이를 더럽힌 까닭이라"


어처구니 없고 잔인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 이 성경구절들의 내용이 너무나 잔인하여 성경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의 감정과 정서에 맞추어 각색된 소설이 아닙니다.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진리이자 진실입니다.

그리고 그 역사적 진실은 우리 인간의 더러운 정욕과 피로 얼룩진 잔인한 살육의 과정을 담담히 담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은혜받고 위로받으려 하는데 오늘 본문의 경우 은혜와 위로는 커녕 못 볼 것 본 것같이 가슴이 울렁울렁합니다.

1) 섞일 수 없는 것이 있다.

본문은 성경을 읽는 자세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성경을 그냥 대충 훑어본다면 본장의 내용은 야곱의 아들들의 백퍼센트 과실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성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도 상고한다면 본문의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사건의 내막을 밝힌다고 해서 야곱의 아들들의 집단 살인 행위를 정당화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야곱의 아들들이 몇 명을 죽였는가를 묻고마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까지 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우리는 세겜족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세겜족의 추장은 야곱의 딸 디나를 강제로 욕보였습니다.

디나의 나이는 대략 15살 정도로 추정됩니다.

세겜족의 여성에 대한 낙후된 인식과 성윤리의 부재를 짧지만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겜족 여인들은 남성들에게 동등한 인격으로 여김받지 못하고 물건취급을 당하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미 성적 착취를 당하였기때문에 성폭행을 당해도 무디어 져버렸습니다.

오히려 추장이라는 높은 지위의 남자에게로부터 자신의 몸을 수단으로 이익을 기대하고자 하였습니다.

세겜족 전여성의 창녀화가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되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러한 세겜 여성들과는 달리 야곱의 딸 디나는 순결을 지키기위해 완강히 저항하는 모습에 세겜의 추장은 여성의 자존심을 발견하고 일종의 단발성 애착을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세겜의 여성들이 동등한 인격으로 인정받지 못한채 물건이나 동물취급을 당한 증거가 본문에 또 있습니다.

야곱의 둘째 셋째 아들 시므온과 레위 단 둘이서 세겜 성읍의 모든 남자들을 다 죽였습니다.

몰론 할례의 고통으로 인해 세겜의 남성들은 제대로 대항조차 못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습니다.

세겜의 여성들입니다.

자신들의 아버지와 남편과 아들들이 죽임을 당하는데 왜 그들은 시므온과 레위를 막지 않았을까 궁금합니다.

설령 시므온과 레위가 초고수 검객이라고 해도 아무리 약한 여인네들이라고해도 떼로 달려든다면 감당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세겜의 여성들의 국가관, 아니 부족원으로서의 정체성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가나안 장군 시스라를 죽인 이스라엘의 가정주부 야엘과 행주치마에 돌을 날라 왜군을 물리치던 우리 민족의 여성들이 대비됩니다.

이렇듯 야곱의 아들들의 입장에서 자신의 여동생 디나가 세겜족 추장의 후처로 들어가서 얼마안가 사람대접 못받을 것이 불보듯 뻔한데 가만 있을리 없습니다. 

더구나 윤리 도덕적으로 뼈속까지 썩은 세겜족과 통혼하고 함께 미래를 나눈다는 것은 함께 망하자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잘못을 쓰레기 같은 세겜족에 돌리고 야곱의 아들들의 집단살인을 정당화 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을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33:18-20
"야곱이 밧단아람에서부터 평안히 가나안 땅 세겜 성읍에 이르러 그 성읍 앞에 장막을 치고
그가 장막을 친 밭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의 손에서 백 크시타에 샀으며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 불렀더라"

야곱에겐 확실한 사명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버지 이삭이 사는 헤브론으로 가는 것입니다.

가축떼를 몰고 가야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당장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가면 되는 것입니다.

야곱은 헤브론을 향해 가던 중 북부 요단강 유역의 물좋고 평탄한 지역인 세겜땅에 도착합니다.

세겜 땅과 비교해보니 아버지 이삭이 사는 높은 땅 헤브론은 메마르고 척박한 곳입니다.

야곱은 세겜땅에 '엘엘로헤이스라엘' '나의 하나님 이스라엘이 하나님' 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이고 제단까지 쌓았지만 세겜땅은 엄연히 그냥 지나는 곳이지 결코 오래 머물러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이 곳에서 최소한 7년 이상을 머물렀습니다.

야곱은 어느덧 세겜 사람이 다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문의 사건이 터짐으로 평탄했던 야곱의 세겜 생활은 하루아침에 끝을 보게 됩니다.

35:1-5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야곱이 이에 자기 집안 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자에게 이르되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내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 하매
그들이 자기 손에 있는 모든 이방 신상들과 자기 귀에 있는 귀고리들을 야곱에게 주는지라 야곱이 그것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고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벧엘로 가라고 명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주변 고을들을 두려워하게 하심으로 살육을 벌린 야곱의 아들들에 대한 보복 공격을 막아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의 살육 사건은 어찌보면 야곱의 잘못된 선택의 결과였습니다.

세겜에 머물지않고 조금씩이라도 하루하루 헤브론을 향해 나아갔더라면 이러한 사건은 애시당초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론)

우리도 야곱처럼 세상에 너무 머물다보니 어느덧 세상사람이 되어버렸는지 모릅니다.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세상에 살더라도 정체성 만큼은 세상 사람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몸이 교회에 있어도 마음이 세상에 있다면 세상 사람일 뿐입니다.

아무리 기도를 열심히 한다해도 구하는 것이 세상의 성공이요 세상의 영광이라면 기도가 아닌 욕심일 뿐입니다.

야곱에게 헤브론이라는 종착지가 있듯이 우리에게도 하나님이라는 최종 목적지가 있습니다.

당장 하나님처럼 완벽하고 거룩해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매일매일 조금씩 한걸음이라도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씩이라도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더도 더 하나님을 닮아가는 오늘의 내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나보다 더욱더 하나님을 알아가는 내일의 내가 되어야 합니다.

물좋고 평탄한 세겜이 좋다고해도 우리는 결코 세겜 땅에 머물 수 없습니다.

척박하고 험난한 곳이지만 헤브론을 향한 길에서 멈추지 말고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의 논리와 세상의 사고방식 세상의 평등과 공정은 우리의 옷이 아닙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내가 벌어 내가 가진다는 생각은 하나님의 생각이 아닙니다.

예수님처럼 왼 뺨을 내어주고 오리를 가라면 십리를 가고 일흔번 일곱번을 용서하는 것은 헤브론을 향해 가는 거칠고 힘든 길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예수님을 닮아가기를 멈추지 않는 우직한 느림보 거북이들이 됩시다.
 
우리 모두 우리의 헤브론, 하나님의 나라에서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만날 때까지 앞으로 나아갑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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