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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小者)는 데고 행이라더니(잠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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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수 작성일 02-07-12 11:13 조회 18,6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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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小者)는 데고 행이라더니(잠11:3)

나는 중학교 다닐 때 삼십리(12km) 길을 걸어서 통학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14세 소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상상이 안되지만 그때 저는 학교에 다닌다는 자체가 즐거웠기에 전혀 고생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참 후에야(자식들을 기르며) 어린 자식이 새벽 동틀녘에 들길을 뛰어가고 어두워서야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시간 시간, 마음 조리셨을 어머니의 마음 고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나는 많이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4km 쯤 가면 통학하는 선후배들을 만납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쉴 사이 없이 지껄이며 장난 치면서 오고 갔습니다.  그때 주어들은 이야기도 많았고, 나도 된 말 안된 말 해 가면서 많은 성장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한 선배가 "아! 샛길로 가자" 하면 "군자는 대로행(大路行)이라고 했어" 하고 내가 버티면 "야! 우리가 군자냐 소자(小者)야 小者는 데고행이야" 하며 가방을 들쳐 메고 초분(짚으로 만들어 놓은 무덤) 골로 앞장서 달려가던 장형이 생각납니다.
멀리 아랫마을에서 밥짓는 연기가 솔밭 사이로 밀려들고 산골짜기에 어두움이 짙어지기 시작 할 무렵 달리기 선수 같은 그 형의 뒤를 숨가쁘게 쫓아가면서도 어찌 그리 소름이 끼치고 공포스러웠던지 다시는 이 길로 안 온다고 다짐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늦게 올 때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어 또 그 지름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소자는 데고 행" 우리들은 아무데로 가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인생을 살다보니 나 같은 소자(小者)라도 데고행 하면 결단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구요.  그때 나와 장형 사이에 통하던 그 말은 분명 변칙이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아들의 가정 교사가 너무 엄격하게 가르치는 것을 보고 어린 아들이 가엾게 생각되어 "엄격한 것도 좋지만 조금만 고삐를 늦추어 다소 쉽게 할 수는 없느냐?"고 주문했습니다.  가정교사는 웃으며 "황공하오나 왕자라 할지라도 학문의 길에는 지름길도 없고 샛길도 없습니다"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 말은 그대로 우리에게 해당됩니다.
인생의 길에는 지름길도 없고 샛길도 없습니다.  인생이란 남달리 빨리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상한 방법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한 인생은 공평합니다.
앞섰다고 자랑할 것 없고 조금 뒤섰다고 기(氣) 죽을 것 없습니다.
"벼룩이 뛰면 얼마나 뛰겠습니까?" 자기 키보다도 100배 뛰었다고 자랑해 보았자 벼룩 일뿐입니다.  어설픈 경쟁 속에서 인생들이 우열을 논하는 것을 하나님이 보실 때 웃으시지 않을지 무색스러워지지 않습니까?  인생은 속도보다는 내용에 두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미국웨스트 포인트에서 사관생(士官生)들이 시험 때 컨닝을 한 것이 크게 사회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교활한 처세술의 지휘관이나 지도자를 만나면 그 모든 집단이 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컨닝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는" 경제 원칙에 맞을지는 몰라도 배움의 목적을 파괴하는 방법입니다.  인생은 컨닝 해서는 안 됩니다.
마라톤은 규정 코스를 달리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지 샛길을 택하여 일등 하여도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인생살이에도 샛길로 빨리 가는 것이 꾀가 있어 보여도 그 인생은 오히려 실패작이 될 것입니다.  바둑에도 정석(正石)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때 그때 판세에 따라 적응하되 원칙을 따라 두는 것을 말합니다.
속임수는 비슷한 실력자 앞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참패를 당하고 맙니다.  허무하게 무너집니다.  삶의 철학도 정석을 따라야 합니다.
다소의 손실이나 약간의 지연이 문제가 아닙니다.
「화술(話術)에 의해 토론을 이길 수 있으나 최후의 승리는 정도(正道)로 말하는 사람」이란 말이 웅변학에 나옵니다.  인생의 승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알고 보니 小者도 데고행이 아니더라구요.  어렸을 때부터, 처음부터 정석을 가르쳐 주고 또 배워야 합니다.  성경 잠언 11:3절에 보면 "정직한자의 성실은 자기를 인도하거니와 사특한자의 패역은 자기를 망케 하느리라"고 경고했습니다.
혹 지리적(地理的)인 길은 데고 가도 될 지 모르지만 인생 길은 정도로 가야 합니다.
사특한 방법은 결국 망합니다.  장형, 데고 가자고 하더니 너무 빨리 지름길로 가버렸어. 나는  형처럼 데고 가기 싫어 떼서 보는데, 정도가 힘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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