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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육지탄(脾肉之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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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503회 작성일 20-05-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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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림전원교회 원로목사 김영수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후한 말기 유비가 유표라는 사람 집에 의탁하여 살 때였습니다. 그때 유비는 조조와 협력하여 용맹한 장군 여포를 무찌르고 조조의 주선으로 좌장군에 임명되었지만 조조의 휘하에 있는 것이 싫어 수도 허창에서 탈출하였습니다. 유비는 각지로 전전하던 끝에, 황족의 일족인 유표에게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작은 성을 받아 4년동안 지낸적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하북에서는 조조와 원소가 격돌하여, 계속 싸우고 있는 중이어서 황하 이남 땅은 소강상태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표의 초대를 받고 술을 마시던 중 변소에 갔다가 자신의 넓적다리에 두둑이 살이 붙은 것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눈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비의 얼굴을 보고, 유표가 그 까닭을 묻자 유비는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하루도 말 안장에서 떠난적이 없어 넓적다리에 살이 붙은 적이 없었는데, 이제 오랫동안 말을 타지 않으니 이렇게 살이 붙었습니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는데 이렇게 아무런 공을 세우지 못했으니 제 신세가 처량합니다.” 유비가 자기 넓적다리 살이 낀 것을 한탄한 데서 비롯된 고사성어로 비육지탄(脾肉之嘆)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가 태어나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군살”이 붙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자기가 맡은 임무에 게으르지 말아야 하며,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일을 외면할 때 쓸데없는 군살이 붙습니다. 우리가 가난했던 시절인 60년대 까지만해도 교회들은 이러지 않았습니다. 농촌 교인들이나, 도시교인들이나 정말 바쁘게 살았습니다. 평균 노동시간이 12시간 이상이었고, 기계의 이용보다는 육체노동이 전부이다시피 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그때 교회들은 부흥했고, 많은 봉사도 했습니다. 시대에 필요한 교회의 역할도 감당했습니다. 그 후 급속도로 발전하여 농사일까지 기계화되어 점점 편해졌습니다. 정권들이 바뀌면서 5일째 근무를 시행하더니, 더욱이 문정권 시대에 들어와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주52시간으로 한정했고, 최저 임금제를 실시하여 모두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가 했습니다. 그런데 고기맛을 알아버린 중들처럼 이제는 국민들이 한 술 더떠서 웬 요구들이 그렇게 많은지요. 법이 허용하는 단체교섭권의 수위를 넘어 걸핏하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 전시국가가 되버린 것을 볼 때, 많이 걱정스럽습니다.

정치 지도자들까지 집단으로 머리를 깎고 자기들만 잘 한다고 외치고 있으니, 오죽하면, 저러겠느냐고 이해해 보려고 해도 정신이 아찔 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때 교회들은 어찌해야 합니까? 넓적다리에 살이 찌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교회들마저, 편한 것을 추구하며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야 합니까?

이럴 때 우리의 사명이 무엇인지 성경으로 돌아봐야 하고, 교회 역사를 거울 삼아야 하겠습니다.

서구교회들이 그랬고, 미국교회들이 그랬다고 마치 잘못된 역사에 모든 것을 맡기려는 듯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답습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 밖의 교회가 되지 말고, 성경안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정권은 교회까지 자기들 궤도속으로 끌어넣으려고 하고, 속화(俗化)시켜 껄끄러운 충고나 지적을 받지 않겠다는 사탄적 야심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성평등화, 교회과세, 다 속이 보이지 않습니까? 타락하고 떨어지다 보니 정권에 야합하여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나를 국무총리자리에 앉게 해 달라고까지 하는 사이비까지 등장하였으니, 예수님 당시 잘못된 제자관(弟子觀)(마20:21절)을 보는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제도를 인정하기에 세금을 내라면 내야겠지요? 그러나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분명히 구분하여야 합니다.

교회가 가난한자, 억눌린 자들을 위하여 써야할 물질을 자기들 사리사욕에 쓰고, 자기 교회 확장에만 열을 올리며, 선교에 게을리 하는 틈을 대적자들은 호기(好期)로 노리고 파고 들것입니다.

이제 교회는 일어나 영적권위를 되찾아야 합니다.

괴테의 시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어느 날 들에 핀 한 떨기의 조그만 앉은뱅이 꽃이 그 마을에 사는 아름다운 소녀의 손에 꺽이여 시들어 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그 꽃은 이런 노래를 부릅니다. “내가 한송이 앉은뱅이 꽃으로 세상에 태어났다가 악하고 독한 사내의 발에 무참하게 짓밟히지 않고 가장 아름다운 처녀의 손에 꺾이여 죽기 때문에 꽃으로 태어났던 보람을 이제 느꼈노라” 한 송이의 꽃도 생의 보람을 찾는다고 시인은 노래했습니다. 교회는 교회의 보람을 찾아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하나님의 일을 하게하신 성스러운 모임입니다. 교회들이 해야할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지 비육지탄(脾肉之嘆)을 새삼 느껴야 할 때가 아닌지 두 손을 모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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