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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고 榮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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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순복
댓글 0건 조회 1,691회 작성일 24-05-0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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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봄도 갓 깨어난 병아리 부리처럼 영춘화의 꽃망울이 뾰족이 트여 오르더니 그 뒤로 앞 다투어 개나리, 진달래 꽃이 피었다.
지기도 전에 새하얀 수선화의 꽃잎이 너풀거리더니 지금은 목련, 작약 꽃이 정원 한구석을 눈부시게 한다.
그것들 주위로 꽃잔디가 분홍 목도리처럼 휘둘려있고 구석구석에서 철쭉과 영산홍 나자레아가 한창 피어 온 정원을 수 놓은 듯 장식하고 있다.
어느 시인이 세상에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그 사람은 산 사람이 아닐 것이다. “ 라고 꽃을 찬사했지만 그런 꽃도 시들면 가시 끝이 추하게 매달려 찬바람에 나폴거릴 뿐이다.
그래서 누군가 지는 꽃을 보고 화무십일홍이라고 허탄함을 토로 했었으리라.
세상 모든 것이 그렇게 번성함과 쇠락하는 무상함을 지켜보면서도 그래도 피는 꽃을 기다리며 고대했던 이 화동은 가슴 한구석에 허망함이 스며든다.
그래서 석가모니도 모든 만물은 상주괴공으로 순환한다고 설파했던 것을 무심히 되뇌어 보게 하는 금년 늦봄을 보내면서 을씨년스러움을 느끼는 것은 나도 그만큼 늙어 버렸나보다.
하나님은 창조하신 자연을 통하여 모든 삶의 이치를 연연세세 실물교육을 시키면서 내일을 잘못 보는 인생들이 착각으로 허우적거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안타까워 하실까하는 죄스러움이 유난히 더 느껴지는 봄이다. 그래서 열매가 얼마나 더 귀한 것인가!
열매 없는 인생살이라면 아무리 잘났다고 으시대며 호언장담해도 한낱 봄꽃과 다를 바 없는 것을 왜 우리는 심각하게 절감하지 못하는가?
요즈음 젊은이들이 반짝 한 시절을 즐기고 살기위해 결혼을 주저하며 출산을 기피하는 것이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역행하는 큰 죄임을 왜 모르는 것일까?
힘들고 어려워도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적은힘이라고 보태며 서로 공헌하고 살려는 노력이 인생의 열매가 아니겠는가?
금방 세상을 뒤바꾸어 놓으려는 것처럼 몇 사람의 지지속에 도취되어 펄펄뛰던 젊은 정치인이 잠깐 되었다가 시들어버린 봄꽃 같아 인생의 영고를 새삼 느끼게 했다.
같은 동백꽃이라도 교배시킨 나무는 꽃이 화려해도 시들어 떨어질 때는 가지 끝에 매달려 추한 모습을 남기나, 재래종 동백은 홑꽃잎으로 청초하게 피어나나 시들 때는 곱디곱게 굴러 떨어지므로 화애가들은 그 동백꽃을 더 가치있게 여긴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주무시다 영면하신 어머니처럼 그런 인생의 끝을 맺고 싶은 마음이 나의기도 내용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다.
잠깐 피었다 시들어가는 많은 꽃들을 보며 마냥 좋아만 했었는데, 금년 봄은 더 많은 교훈을 주는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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