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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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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순복
댓글 0건 조회 4,493회 작성일 23-02-2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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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떠서, 들창을 열면 도회에 살며, 머릿속에 판막혀버린 고층빌딩도 빵빵거리며 분주히 달려 다니던 자동차가  보이지 않는다. 눈과 마음에 확 들어오는 것은 울창한 소나무들과 잡목들 속에 의연히 좌장한 바위의 위용뿐이다. 춘분이 열흘이나 훌쩍 지났으니 봄기운이 감돌만한데, 아직도 겨울의 긴꼬리가 흐느적 거리는거 같다. 지난 겨울이 그리도 억세게 기승을 부렸던 여운이리라, 하기야 46년만에 첫추위는 폭설이라고, 매스콤들이 야단할정도였으니, 그럴만도 하겠지만 그리도 봄을 기다리는 산천의희망을 뭉게면서 주적거리는 겨울이 야속하다. 아침마다 창밖을 바라보며 봄을 느껴보고픈 우리의 소망도 아량곳없이 아직도 안떠나고 맴도는 찬 바람이 온몸을 오싹 움츠리게 하며, 기다렸다는듯이 피부속으로 스며든다. 어서 빨리 그 지긋지긋한 겨울이 사라지고 봄 내음을 마시고 싶다. 모두들 봄 바람은 남(南)으로부터      온다고 하나 내가 머무는 이곳은 숲으로부터 오고 내음으로부터 감지한다. 나무의 색깔이 달라지고 풀잎을 스치는 봄기운이 부드러운 초록빛으로 생기를 돋게 한다. 벌써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출력이 높아지며 닭들의 계명성이 활력있게 들려온다. 이곳 생활을 10년 이상 지내다 보니 나의 이전 감지력이 예민해져서 이 정도는 척척 느끼고 알것같다
그런데, 신문 방송에는 봄이 일주일정도 빨리 온것 같고 어떤곳은 벌써 봄꽃 망울이터져나온다고 범썩인데 아마도 봄을 너무 간절히 기다리는 조급함에 들뜬 기분들인가 의아하다.눈을 조금 더 크게 뜨고 귀를 쫑긋해보면 봄이 이리도 늦는지 알수 있으련단 왜 그리 봄소식에 흥분하는지 모르겠다. 지구촌 복판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싸움판을 빌려 날마다, 포성이 들리고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며 추위에 떨고 있는가? 불과 일주일 전에는 튀르키예(터키)가 지진으로 4만명이상이 사망하고, 수많은 이재민이 생겼다는 이 공포스러운 사건들이 설령 봄이 왔다고 한들 봄인것 같겠는가?
더욱이 가까운 내 나라 우리 주위에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는까? 일시에 156명이나 압사해 죽은 이태원 사건을 당한 그 유족들의 아픔과 슬픔이 아직도 촉촉한 비눈물로 내리고 있는 도처에 물가가 너무 올라 못살겠다는 탄성들이 겨울추위보다 더 차겁게 체감되고 있다. 노조는 노조대로, 업주들은 업주들대로 다 못살겠다고 한다. 한술더떠서, 정치인들마저 너죽고 나죽자고 물귀신같은 싸움만 하며 국민에게 한가락 희망도 주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 나는 오늘도 들창을 열며 피식 웃어 본다. 봄을 기다리는 재가 속없지!그것이 새벽 뉴스를 듣고 느껴오는 내 가슴속 애련한 중얼거림이다. 그래도 기다리면 봄은 오겠지. 누구도 막을수 없는 천리(天 理)이니까? 정자및 백일홍 나무밑에 알뜰살뜰 길러오는 영춘화(迎春花)의 꽃망울이 곧 처져 나오리라, 봄냄새로 물씬 풍기며 봄 아가씨가 들창너머로 생긋 웃으며 얼마나 기다렸느냐고 나를 반겨 주리라. 아무리 미적거려도 겨울아 너는 가야해, 봄은 온다, 꼭온다, 조금만 더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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