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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학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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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순복
댓글 0건 조회 6,826회 작성일 22-03-13 09:48

본문

사사기 14:1-4
1  삼손이 딤나에 내려가서 거기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고
2  올라와서 자기 부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딤나에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았사오니 이제 그를 맞이하여 내 아내로 삼게 하소서 하매
3  그의 부모가 그에게 이르되 네 형제들의 딸들 중에나 내 백성 중에 어찌 여자가 없어서 네가 할례 받지 아니한 블레셋 사람에게 가서 아내를 맞으려 하느냐 하니 삼손이 그의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가 그 여자를 좋아하오니 나를 위하여 그 여자를 데려오소서 하니라
4  그 때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까닭에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 함이었으나 그의 부모는 이 일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

삼손은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귀 턱 뼈로 천 명을 죽인 삼손의 힘은 오늘날 수퍼맨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삼손은 힘만 쎈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혜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힘을 숨기고 블레셋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전략적인 모습이 본문에 전개됩니다.

사람들은 수퍼맨 같은 영웅을 동경하며 매료됩니다.

그들의 비현실적인 힘과 능력을 부러워하며 한 바에 적들을 물리치고 약한 자를 도와주는 모습에 박수를 칩니다.

수퍼맨 같은 영웅들을 동경하는 이유는 그 만큼 세상 살기가 힘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고단한 삶과 살벌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버텨내야 살 수 있는 현실입니다.

초월적인 힘과 능력이야말로 이러한 현실을 뒤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치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가끔씩 비현실적인 상상을 하곤 합니다.

내게 100억이 생긴다면,

내가 만약 천재여서 의대에 합격하고 사법고시 행정고시도 합격한다면,

내가 만약 20대로 젊어진다면, 거기다 키크고 잘 생긴 미남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오늘 본문의 삼손은 이런 능력을 다 가진 능력자 중의 능력자에 해당합니다.

14:5  삼손이 그의 부모와 함께 딤나에 내려가 딤나의 포도원에 이른즉 젊은 사자가 그를 보고 소리 지르는지라
14:6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강하게 임하니 그가 손에 아무것도 없이 그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는 것 같이 찢었으나 그는 자기가 행한 일을 부모에게 알리지 아니하였더라

삼손은 사자 중에서 가장 공격력이 높다는 젊은 사자를 염소 새끼 찢듯 찢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힘을 자신의 부모에게까지도 감추고 블레셋 여자와 결혼하여 블레셋 사람들과 친분을 맺었습니다.

14:10  삼손의 아버지가 여자에게로 내려가매 삼손이 거기서 잔치를 베풀었으니 청년들은 이렇게 행하는 풍속이 있음이더라
14:11  무리가 삼손을 보고 삼십 명을 데려와서 친구를 삼아 그와 함께 하게 한지라
14:12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내가 너희에게 수수께끼를 내리니 잔치하는 이레 동안에 너희가 그것을 풀어 내게 말하면 내가 베옷 삼십 벌과 겉옷 삼십 벌을 너희에게 주리라
14:13  그러나 그것을 능히 내게 말하지 못하면 너희가 내게 베옷 삼십 벌과 겉옷 삼십 벌을 줄지니라 하니 그들이 이르되 네가 수수께끼를 내면 우리가 그것을 들으리라 하매
14:14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먹는 자에게서 먹는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 것이 나왔느니라 하니라 그들이 사흘이 되도록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였더라

여러분은 삼손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겠습니까?

본문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너무나 어려운 퀴즈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의 아내를 겁박하여 삼손으로부터 정답을 구하게 하였습니다.

14:17  칠 일 동안 그들이 잔치할 때 그의 아내가 그 앞에서 울며 그에게 강요함으로 일곱째 날에는 그가 그의 아내에게 수수께끼를 알려 주매 그의 아내가 그것을 자기 백성들에게 알려 주었더라

아내의 계속되는 강요로 인해 삼손은 정답을 아내에게 알려주고 아내는 블레셋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14:18  일곱째 날 해 지기 전에 성읍 사람들이 삼손에게 이르되 무엇이 꿀보다 달겠으며 무엇이 사자보다 강하겠느냐 한지라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내 암송아지로 밭 갈지 아니하였더라면 내 수수께끼를 능히 풀지 못하였으리라 하니라

정답은 삼손이 죽인 젊은 사자의 시체에 생긴 벌 떼와 꿀이었습니다.

삼손의 아내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도저히 맞출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15:19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매 삼손이 아스글론에 내려가서 그 곳 사람 삼십 명을 쳐죽이고 노략하여 수수께끼 푼 자들에게 옷을 주고 심히 노하여 그의 아버지의 집으로 올라갔고
15:20  삼손의 아내는 삼손의 친구였던 그의 친구에게 준 바 되었더라

수수께끼에 패한 삼손은 친구들에게 줄 겉 옷과 속 옷 삼십 벌을 그만의 방식으로 해결하였습니다.

본문의 겉 옷과 속 옷은 일반인이 입을 수 없는 명품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인 블레셋 사람이 아니라 귀족 블레셋 사람 30명을 쳐죽인 것입니다.

그것도 홀홀 단신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삼손의 복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아내를 친구에게 넘겼다는 장인의 말에 분노하여 제대로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15:4  삼손이 가서 여우 삼백 마리를 붙들어서 그 꼬리와 꼬리를 매고 홰를 가지고 그 두 꼬리 사이에 한 홰를 달고
15:5  홰에 불을 붙이고 그것을 블레셋 사람들의 곡식 밭으로 몰아 들여서 곡식 단과 아직 베지 아니한 곡식과 포도원과 감람나무들을 사른지라

본문의 장소인 딤나는 블레셋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주의 산지였습니다.

농업이 생명이나 다름없는 블레셋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사건이었습니다.

혹자는 삼손 혼자서 어떻게 여우 삼백마리를 잡을 수 있느냐 질문합니다.

본문의 여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독립적으로 서식하는 여우가 아니라 자칼에 가까운 무리를 이루는 여우입니다.

그리고 4절의 '붙들어서'의 히브리어 원어는 '그물을 쳐 포획하다' 뜻입니다.

본문의 여우 삼 백 마리가 비현실적인 말이 아니라는 겁니다.

삼손의 만행에 대한 블레셋 사람들의 대응은 더 가관입니다.

15:6  블레셋 사람들이 이르되 누가 이 일을 행하였느냐 하니 사람들이 대답하되 딤나 사람의 사위 삼손이니 장인이 삼손의 아내를 빼앗아 그의 친구에게 준 까닭이라 하였더라 블레셋 사람들이 올라가서 그 여인과 그의 아버지를 불사르니라

해코지 한 사람은 삼손인데 삼손은 힘이 쎄서 무서우니 건들지 못하고 괜한 삼손의 아내와 장인을 불태워 죽였습니다.

이러한 블레셋 사람들의 행동은 삼손을 더욱 광분하게 하였습니다.

15:7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이같이 행하였은즉 내가 너희에게 원수를 갚고야 말리라 하고
15:8  블레셋 사람들의 정강이와 넓적다리를 크게 쳐서 죽이고 내려가서 에담 바위 틈에 머물렀더라

삼손이 블레셋 사람들의 정강이와 넓적다리를 크게 쳐서 죽였다는 말은 히브리 원어를 그대로 번역한 것이며 이는 살려두지 않고 완전히 몰살시켰다는 뜻입니다. 

삼손의 힘을 두려워하던 블레셋 사람들은 보다보다 못해 큰 군대를 동원하여 삼손이 숨은 유다지방에 진을 쳤습니다.

유다 지파 사람들은 마땅히 삼손을 도와 블레셋을 물리쳐야 했지만 오히려 블레셋을 도와 삼손을 잡아 넘겨주고자 했습니다.

11  유다 사람 삼천 명이 에담 바위 틈에 내려가서 삼손에게 이르되 너는 블레셋 사람이 우리를 다스리는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네가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같이 행하였느냐 하니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들이 내게 행한 대로 나도 그들에게 행하였노라 하니라

지금까지의 본문의 사건들을 통해 삼손이 살던 당시의 요지경 세상의 참혹함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강한 자에 엎드려 굴복하고 그 화를 더 약한 자에게 푸는 비정하고 잔인한 짐승의 세계와 다를 바 없습니다.

강한 자에게 굴복 당한 자들은 지배와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더 약한 자를 희생시키는 비겁한 방법으로 살아 남으려고 합니다.

본문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모습, 우리의 세상이 이렇게 참혹하고 비참하다는 사실입니다.

내게 엄청난 초능력이 있더라도 세상을 상대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삼손의 힘과 능력은 비길 데가 없었지만 그가 사는 세상은 그의 능력만으로 바꿀 수 없었습니다.

삼손이 지혜를 발휘하였지만 그 지혜를 능가하는 권모술수와 편법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삼손이 힘을 발휘하였지만 정작 그의 동족 유다 지파는 그를 블레셋에 넘겨주려고 하였습니다.
 
15:14  삼손이 레히에 이르매 블레셋 사람들이 그에게로 마주 나가며 소리 지를 때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매 그의 팔 위의 밧줄이 불탄 삼과 같이 그의 결박되었던 손에서 떨어진지라
15:15  삼손이 나귀의 새 턱뼈를 보고 손을 내밀어 집어들고 그것으로 천 명을 죽이고
15:16  이르되 나귀의 턱뼈로 한 더미, 두 더미를 쌓았음이여 나귀의 턱뼈로 내가 천 명을 죽였도다 하니라
15:17  그가 말을 마치고 턱뼈를 자기 손에서 내던지고 그 곳을 라맛 레히라 이름하였더라

하나님의 영이 삼손에게 임하자 삼손은 나귀 턱뼈로 천 명을 죽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18  삼손이 심히 목이 말라 여호와께 부르짖어 이르되 주께서 종의 손을 통하여 이 큰 구원을 베푸셨사오나 내가 이제 목말라 죽어서 할례 받지 못한 자들의 손에 떨어지겠나이다 하니
19  하나님이 레히에서 한 우묵한 곳을 터뜨리시니 거기서 물이 솟아나오는지라 삼손이 그것을 마시고 정신이 회복되어 소생하니 그러므로 그 샘 이름을 엔학고레라 불렀으며 그 샘이 오늘까지 레히에 있더라

블레셋 사람 천 명을 죽였지만 정작 심히 목이 말라 죽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때 샘물을 솟아나게 하셨으니 그 샘 이름은 '엔 학고래, 부르짓음의 우물' 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자라도,

아무리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리 엄청난 업적을 이루었더라도

정작 흔하디 흔한 물이 없어서 죽는 것이 사람입니다.

삼손이 나귀 턱 뼈로 천 명을 죽였을 때만해도  15:16 에 '내가 천 명을 죽였도다' 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가 물이 없어 목 말라 죽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하나님을 찾아 부르짖었습니다.

15:18 "주께서 종의 손을 통하여 이 큰 구원을 베푸셨사오나"

죽을 때가 되어서야  '내가 천 명을 죽였도다' 가 아니라  "주께서 종의 손을 통하여" 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힘과 능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정말 만만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우리 모든 사람들의 약점들을 알고 협박과 권모술수 등 모든 비열한 방법을 동원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내가 강해져야 세상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가 강할 수록 우리는 '내가 천 명을 죽였다'라고 외칩니다.

그리고는 허무한 대목에서 넘어지고 맙니다.

우리는 약해져야 비로소 부르짖습니다.

그리고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는 엔 학고레, 구원의 샘을 터주십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고린도후서 12:10)

사람들은 수퍼맨에 열광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수퍼맨은 부르짖는 자입니다.

하나님을 부르짖는 엔 학고레 만이 진정한 능력입니다.

돈을 부르짖지 마시고

힘과 능력을 부르짖지 마시고

지혜와 미모를 부르짖지 마시고

건강과 명예를 부르짖지 마십시오.

이런 것들로는 세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부르짖는 엔 학고레 인생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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