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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소탕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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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913회 작성일 20-11-0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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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물농장이란 프로의 코너에서 “나쁜 개는 없다”란 주제를 본 기억이 난다. 그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더더욱 좋은 사람이리라. 나는 어떤 급에 속한 사람인지는 몰라도 짐승을 좋아한다. 나는 사슴은 물론 개도, 닭도, 토끼도 좋아서 길렀고 심지어 염소까지 마다않고 기르다가 지칠 정도로 힘든 적도 있다. 최근에는 병아리 때부터, 길러 뒤뚱거리는 어미 암탉들이 있다. 그런데 주인을 따르며 내가 나타나면 주르륵 모여드는 그 사랑스럽고 탐스럽기까지 한 닭장 속에 난데없는 혐오스러운 쥐들이 날이 지날수록 숫자가 불어나며 사방에 구멍을 뚫고 “쥐같이 약삭빠르다”더니 도저히 소탕할 방법이 없어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그 쥐들만 생각하면 닭들이 낳아놓은 둥글 도톰한 앙증맞은 달걀까지 먹잇감이 될까봐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비위가 니글거렸다. 백성들을 괴롭히고 갉아먹던 탐관오리 같은 그 고약한 생리를 갖은 저 쥐를 어떻게 소탕할까 궁리궁리를 다하며 수없는 방법을 다 사용해 보았다. 덧도 놓아보고, 진드기를 밤이면 도배하듯 깔아놓아도 보았고, 쥐약도 수없이 사용해 보았다.

그러나 어쩌다 한 두어 마리 걸렸을 뿐, 아랑곳없이 놈들의 숫자는 나를 조롱하듯 불어만 갔다. 그래서 거의 포기하듯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분 나쁘고 속상한 마음에 더더욱 애간장이 탔다. 닭들의 먹이를 훔쳐 먹는 것도 얄미웠지만, 쥐구멍에서 삐죽거리고 고개를 내밀거나 내가 나타나면 게들이 구멍에 숨듯 우르르 몰려 숨어들고, 기묘한 동작과 찍찍 소리를 내며 나를 놀리는 듯 사라지는 그 약고 능글맞은 모양과 행동들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온산의 들쥐들까지 죄다 모인 그 떼거리들이 제법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듯 했다. 번식력도 대단했다. 그러나 도저히 방법이 없어 소탕을 포기하고 미워서 치웠던 닭모이 그릇 마저 이젠 방치해 버리고 말았다. 정성껏 만든 닭장은 이제 쥐들의 천국이 된 듯 그들 세상 같았다. 그런데 방치가 곧 미끼였던 것을 쥐들은 몰랐다. 도저히 보다 못해 평상시 그들이 먹어 되던 모이통에 쥐약을 풍성히 섞어놓고 실컷 배를 채우게 했다. 그랬더니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사방에 쥐들이 죽어갔고, 그 보기 싫던 혐오스런 모습들이 일거에 사라졌다. 서운할 정도로 닭장은 다시 평화스러워졌고, 먹이통에 모여드는 닭들이 더 탐스러워 보였다. 거짓이 난무하고 어두움을 좋아하며, 법망을 넘나들면서 사회에 구멍파고, 남의 과실(果實)을 훔쳐 먹는 인쥐들도 그렇게 소탕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이 세상이 좀 더 평화스러우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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